[경기=환경일보] 김성택 기자 = 경기도가 자체 기후위성인 경기기후위성 1호기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념하고, 위성의 현재 위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 위성 발사는 기후재난 감시와 기후데이터 활용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자, 경기도형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경기도는 13일 경기도서관에서 경기기후위성 1호기 성공기념식을 열고 위성 송수신 결과와 실시간 위치를 도민에게 공개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기념식이 시작된 이날 오후 2시 30분경 경기기후위성 1호기는 남인도양 상공을 지나고 있었으며, 행사 종료 시점인 오후 4시경에는마다가스카르 인근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기후위성 1호기는 지난 11월 29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뒤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지상국과의 송수신에도 성공해 정상 운용 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다.
위성은 앞으로 3년 동안 광학 및 근적외선 영상을 활용해 도시와 농지, 산림 등 토지피복 변화를 관측하고 산사태, 산불, 홍수 등 기후재난을 모니터링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경기도는 위성이 수집하는 데이터가 기후위기 대응정책 수립과 재난 예방, 도시계획, 산림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위성의 송수신 결과와 궤도 위치 공개에 이어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의 강연, 기후데이터와 위성영상 인공지능을 결합한 ‘경기 기후바이브코딩 해커톤’ 수상작 발표 및 시상, 체험 프로그램 ‘지구를 지키는 10가지 미션’ 등이 함께 진행됐다.
기후바이브코딩 해커톤에는 총 113개 팀이 참여해 기후데이터와 위성영상을 활용한 웹서비스를 개발했다. 일반 부문 대상은 폭염, 기온, 열환경 데이터와 도로망을 결합해 폭염에 덜 노출되는 이동 경로를 추천하는 ‘열스트레스 최소 경로 추천 서비스’가 차지했다. 이 서비스는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등 이동 노동자들이 보다 안전한 동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 부문 대상은 ‘AI 우리동네 기후처방전’이 선정됐다. 이 서비스는 경기도 31개 시군의 위성 영상과 읍면동별 기후 취약 항목을 분석해 맞춤형 기후 처방을 제공한다. 지도에서 지역을 선택하면 인공지능이 녹지 밀도, 침수 위험, 태양광 잠재량 등을 종합 분석해 해당 지역에 필요한 기후 적응과 완화 전략을 제시하는 구조다. 수상작들은 추가 검토를 거쳐 실제 서비스로 도민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행사장 플래닛 경기홀에 마련된 우주체험존에서는 우주복 체험, 나만의 지구송 만들기, 기후·우주 보드게임 등 10종의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청소년들의 관심을 모았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기념식에서 “민간의 기술력과 결합한 경기기후위성의 성공은 기후데이터 제공을 넘어 우리나라 우주 스타트업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오늘은 위성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앞으로는 이 위성이 우리 삶과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주항공청,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위성센터 등 중앙정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을 대표해 참석한 박장한 우주항공서비스개발과장은 “경기기후위성은 정부가 지향하는 우주·기후정책에 부합하는 모델”이라며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정부와 적극 협력해 대한민국 뉴스페이스 시대를 앞당기겠다. 오늘의 성과가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미래를 더욱 밝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경기기후위성 1호기 운용을 통해 축적되는 기후·환경 데이터를 도민에게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기후테크 기업과 연구기관, 스타트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