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만 도민이 움직인 ‘기후행동 기회소득’


'기후행동 기회소득' 홍보포스터 /자료제공=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홍보포스터 /자료제공=경기도




[경기=환경일보] 김성택 기자 =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활동에 참여하면 지역화폐로 보상받는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에 171만 명이 넘는 도민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소나무 317만 그루를 심은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기후행동 기회소득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올해 12월 10일 기준 누적 가입자 171만 7501명을 기록했다. 도민들은 앱을 통해 가정용 태양광 설치, 대중교통 이용, 걷기, 다회용기 사용 등 16개 기후행동을 실천하고 1인당 연간 최대 6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원받고 있다.



도는 사업 시행 이후 도민 참여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9만 6686톤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소나무 317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단순한 보상 제도가 아니라 도민 인식 변화와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 활용 /사진제공=경기도
전용 애플리케이션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 활용 /사진제공=경기도




실제 참여자 사례를 보면 효과가 더 뚜렷하다. 수원에 사는 50대 교직원 A씨는 기후위기와 전기요금 인상 보도를 계기로 가정용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왔지만 탄소 감축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후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에 가입해 태양광 설치 인증으로 3만 원을 받았고, 버스를 이용하며 하루 8천 보 걷기를 실천해 각각 400원씩 리워드를 받으면서 자신이 줄인 탄소량을 수치로 확인하게 됐다. 이웃에게 앱을 소개할 때마다 200원을 적립하는 활동까지 더해 연간 리워드 한도인 6만 원을 채웠고, 그 과정에서 총 2325kg의 탄소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에 사는 40대 학부모 B씨는 두 자녀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웠으나,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을 통해 어린이공원 플로깅 일정을 확인하고 가족이 함께 10회 참여해 회당 2000원씩 2만 원을 적립했다. 또 매일 아침 아이들과 기후퀴즈를 풀어 하루 최대 300원을 적립하고, 주말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다회용기 사용 메뉴를 선택해 1000원 혜택을 받는 등 일상 속 기후행동을 자연스럽게 확대한 사례다.



도는 지난 8월 기후행동 기회소득 가입자 9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한 비율이 94퍼센트, 기후행동을 더 많이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0퍼센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리워드가 행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참여 과정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생활 습관이 함께 바뀌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행동 기회소득’ 안내문 /자료제공=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안내문 /자료제공=경기도




지원 범위도 확대된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도내 대학에 재학 중인 타 지역 주소지 대학생까지 기후행동 지원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경기도의회 본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 기후행동 실천 및 확산 지원 조례안’이 통과되면, 2026년부터 대학생 지원이 본격 확대된다.



시군 단위 연계도 강화된다. 일부 시군은 자체 재원을 활용해 지역 특색을 반영한 추가 리워드를 지급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 9월 용인시 등 12개 시군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사업설명회를 열었고, 내년도 예산을 확보한 시군부터 순차적으로 앱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도민이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은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한 ‘지자체 탄소중립 우수사례’ 평가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부문 1위를 차지해 장관상을 받았다. 도는 앞으로도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기반으로 도민 참여형 탄소중립 정책을 확대하고, 생활 속 실천을 확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